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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가기로 정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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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학기 복학할 때만 해도 개발자와 대학원 중 정해진 것이 없었다. 2년간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다 보니 개발과 근무 모두 맞아서 그 일을 계속하는 것도 좋았고, 대학원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궁금했다. 하지만 막연히 AI 대학원을 시도하기엔 확신이 부족했다.

수강 신청을 하면서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수업에 눈길이 갔다. 휴학 전에도 존재는 알았지만, 그때는 어렵고 힘들다고만 들어서 관심이 없었다. 찾아보니 타입 시스템을 배운다고 한다. Python으로 백엔드 개발을 하다 보니, 동적 타입에 코드 읽기가 힘들어 Python 타입 어노테이션을 다는 걸 공부했었다. 회사 코드는 일관성이 중요하니 전부 도입까진 못했지만, 개인 프로젝트나 회사 코드 일부에 적용해 보았다. 타입 시스템을 기초부터 배울 거라는 기대에 바로 신청했다.

수업을 몇 번 들으니, 이보다 더 재밌는 과목이 없었다. 우선 이전부터 갈망하던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를 직접 쓰는 게 만족스러웠고, 연역적으로 semantic rule을 정의하여 프로그래밍 언어를 설계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전공을 6개나 듣느라 바빴지만, PL은 수업마다 복습을 꼬박꼬박했다. 허나 이러한 관심이 대학원과 직결되진 않았다. 산업공학도로서 통계와 최적화라는 도구를 활용하고 싶었고, 그때까지 배운 PL은 이와 무관했다. 개발자로 일하면서도 통계 및 최적화와 멀어지는 점이 아쉬웠었다. 머신러닝에 관심이 있는 것도 그러한 연유였다.

중간고사를 치고 교수님과 면담을 신청했다. 면담에서 PL의 세부 분야를 알게 되었고, 데이터 기반이나 통계적 기법도 쓰인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다루는 모든 것이 PL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가 결정적인 확신을 낳았다. 평소에도 개발하며 각종 분석기, 스타일 포매터, 린터를 쓰고, 항상 더 좋은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거웠다. 아울러 기말고사에서 수석을 거두며 적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깊게 파고들 분야를 찾았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은 사라졌다. 이제 대학원 생활과 연구 행위가 내게 맞는지 검증할 시간이다. 겨울방학부터 학부 연구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부디 이번 겨울방학 때 시작하는 학부 연구생 활동이 연구 인생의 훌륭한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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